정체를 공개한 히어로의 고난
1편 마지막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I'm Iron man.'을 외쳤던 토니, 이후 그는 아이언맨 슈트를 국가에 귀속시키라는 정부의 압박을 단호히 거부한 채 화려하고 주목받는 나날을 보냅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까지 비서이자 애인인 ‘페퍼’에게 넘기고 슈퍼히어로로서의 인기를 만끽하던 토니였지만, 그 이면에는 생존을 위해 가슴에 장착한 아크리 액터에서 방출되는 팔라듐의 독성으로 인해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토니가 화려한 슈퍼히어로의 삶을 누리고 있던 그 시각, 아이언맨의 핵심 기술인 아크리 액터 제조 기술을 ‘스타크’ 가문에 빼앗긴 후 러시아의 작은 골방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복수를 준비하는 '이반 반크(위플래쉬)'는 소형 아크리 액터 개발에 성공하여, 아크리 액터를 활용한 채찍형 무기를 들고 직접 토니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F-1 모나코 그랑프리 경기장에서 마주치게 된 이반 반크와 토니 스타크, 무차별적인 그의 공격에 토니는 새로 개발한 휴대용 슈트 'Mark 5'를 입고 전투하게 됩니다. 'Mark 5' 덕분에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난 토니는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에게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연행되어 가는 이반 반크에서 심상치 않은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편, 소형 아크리 액터를 만들 수 있는 존재가 토니 외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토니의 라이벌 기업의 CEO이자 무기업자인 ‘저스틴 해머’는 이반을 몰래 탈옥시켜 자신의 회사의 무기 개발에 함께할 것을 제안합니다. 팔라듐의 독성은 점점 더 토니를 병들게 하고 있었고, 절망하던 토니는 점점 더 기행을 일삼으며 주변 사람들과 멀어지게 됩니다. 토니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던 절친 제임스 로즈도 결국에는 폭발하여, 아이언맨 슈트 'Mark 2'를 빼앗아 군으로 복귀하게 되고, 저스틴 해머에게 슈트의 개조를 맡기게 됩니다. 우연히 위대한 과학자이자 토니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의 영상을 보게 된 토니. 그 영상에서 그는 소형 아크리 액터의 핵심 구성 물질인 팔라듐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 독성이 없는 새로운 물질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됩니다. 새로운 물질로 대체한 아크리 액터의 개발에 성공한 토니는 시한부 인생에서 벗어나, 새로운 슈트 'Mark 6'를 입고 제임스 로즈의 슈트 '워머신'과 함께 이반 반크와의 최후의 전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제작사의 과한 개입
1편의 사이다 같은 전개를 기대하고 본 2편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남았던 아쉬움은 실제로 제작 준비단계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선, 1, 2편의 감독이면서 2, 3편의 해피 호건 역으로 열연했던 존 패브로 가 2편 제작단계에서 제작사의 의견이 너무 강하여 도중에 감독직을 사임하려고도 하였는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어렵사리 복귀하여 2편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리고 2편의 메인 빌런 이반 반크 역을 맡았던 미키 루크는 후일 인터뷰에서 제작사의 아쉬웠던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단순한 히어로물의 빌런이 아닌 이반 반크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내면을 그려내기 위한 연기를 하려고 하였고, 이를 위해 3개월 정도 러시아어 공부를 하며 러시아의 교도소 체험을 하는 등 이반 반크라는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한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개봉한 영화에는 그의 이러한 노력이 대부분 편집이 되어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1편에서 제임스 로즈 역을 맡았던 테렌스 하워드가 하차하고 돈 치들로 교체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제작진이 테렌스 하워드의 출연료를 대폭 삭감하여 그가 출연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테렌스 하워드가 1편의 인기에 힘입어 2편에서 더 많은 출연료를 요구하였던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었으나 이는 당시 제작사의 언론 플레이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처음 1편과 2편을 연결하여 볼 때는 배우의 교체가 영화를 보는 데 몰입감을 방해하였지만, 이후 모든 MCU 영화의 제임스 로즈 역을 돈 치들이 연기하게 되면서 오히려 1편을 다시 볼 때 테렌스 하워드의 모습이 뭔가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이러니했던 부분입니다.
과한 설정들
1편의 토니의 아이언맨 슈트 제작, 비서 페퍼와의 호감, 메인 빌런(아이언 멍거)의 심플한 설정과 달리 2편은 한 편의 영화 러닝타임에 표현하기에 너무 많은 설정이 들어가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 (팔라듐을 대체할 신물질에 대한 힌트, 무심했지만 팔라듐 독성으로 인해 죽어가는 토니
* 페퍼와의 본격적 연애 밀고 당기기
* 토니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는 메인 빌런 이반 반크
* 토니에게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군수 비즈니스 라이벌 저스틴 해머
* 어벤져스로의 스토리 연결고리로 비서로 투입된 블랙 위도
* 팔라듐 독성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을 이해 못 하고 반목하는 절친 제임스 로즈
* 늘 토니에게 무심했던 아버지에 대한 급 이미지 변화
(팔라듐을 대체할 신물질에 대한 힌트, 가정에 무심한 워커홀릭에서 사실 자상한 아버지였다는 급 이미지메이킹)
단순한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했다고는 생각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는 뭔가 아쉽고 빠진 게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차라리 2편을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처럼 2부로 나누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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